<909호> 오십보백보 아니 백보오십보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6-05-26 (목) 15:40
오십보백보 아니 백보오십보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피차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오십보소백보(五十步笑百步)라고도 하는데, 대동소이(大同小異)나 ‘그것이 그것’이라는 뜻과 통한다.
맹자(孟子) 양혜왕상편(梁惠王上篇)에 나오는 오십보백보는 혜왕에게 맹자가 들려준 비유로 싸움터에서 50보 도망친 병사가 100보를 도망간 병사를 비웃는 장면에서 유래한다. 혜왕은 “도망친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고, 맹자는 혜왕의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에 대해 “다른 나라의 경우와 ‘오십보백보’의 차이일 뿐이므로 백성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조언한다.
오십보백보는 큰 차이가 없는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을 비교하거나 한통속으로 묶어 비유할 때 사용된다. 문제는 시비(是非)와 경중(輕重)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총회에서 물의를 빚은 이들이 자정을 요청한 이들의 방식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아가 현 합회 집행부를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하는 아이러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목회자 목회윤리강령 13조 “[행정질서] 재림교회 행정은 정당한 회의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목회자는 특정 사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집단행동을 삼갈 것이며, 불특정 혹은 특정 대상들에게 투서성 편지를 발송하거나 행정질서를 해치는 글을 공공매체에 올리지 않는다”는 내용을 들어 성명서 형식으로 진행된 자정운동을 비난하고 징계를 요청한다.
하지만 바로 앞에 위치한 윤리강령 12조 “[총회선거] 목회자는 총회의 각종 선출직 인선(人選)과 관련하여 자신이 어떤 직책에 선출되기 위하여 노력하거나,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지지 혹은 비방하는 일을 하지 말 것이며, 회의체를 통한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릴 것이다”는 조항을 자신들이 어긴 점에 대해서는 “양심에 떳떳하다”며 당연시한다.
심지어 “동중한 목사들 가운데 진짜 한 사람도 선거운동에 관련이 안 된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하는 목회자가 있다. 자신의 판단에 의해 합회장을 할 만한 인물이 한 사람 밖에 없어서 “지지했다”거나 “개인홍보활동을 했다”고 밝히면서도 “그게 왜 선거운동이냐”고 반문한다. 12조를 어기고도 어긴 줄 모르니 13조를 어긴 이들의 징계만을 요구하는 것이다.
윤리강령(code of ethics)은 “조직의 내부 구성원들이 기본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를 담은 윤리지침”으로 선언적 의미가 강하며, 법적 효력은 없다. 내부적으로 규율을 세우고, 대외적인 약속의 측면이 있으며, 행위중심적 성격이 강해 자발성과 진정성을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집단에서 윤리강령은 사회의 그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50보를 도망간 사람이 100보를 도망간 사람을 비웃는 것도 비상식적(非常識的)이지만 100보를 도망간 사람이 50보를 도망간 사람을 비난하는 일은 몰상식(沒常識)이다. 여전히 본인만 ‘당하는 것’ 같아서 억울한가. 아직도 각서와 허위공문이 윤리강령 위반과 동급(同級)으로 느껴지는가. 상식이 통하는 커뮤니티가 되기 위한 구성원의 자각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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