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7호> 어린아이의 죽음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21-03-11 (목) 16:22




어린아이의 죽음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정인 양 학대치사 사건


영화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에서 실존 인물인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리암 니슨 분)는 원래 유대인 노동자들의 생사와 처우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이들을 착취하며 뇌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방탕한 벼락부자’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던 그가 윤리적 각성과 비약을 체험하게 되는 계기는 바로 한 유대인 어린이, 빨간 코트를 입은 소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부터다.
1943년 3월, 독일군은 폴란드의 중심도시들 가운데 하나였던 크라쿠프(Kraków)에서 유대인 게토로 강제로 이주돼 있던 유대인들을 집단수용소로 끌고 간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저항하는 자들과 병든 이들은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을 당한다.
쉰들러는 이 극악한 학살의 현장 한가운데를 부모의 행방도 모른 채 공포에 젖어 돌아다니는 한 소녀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극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집단적 광기가 빚어낸 비인간적 살인과 폭력의 현장에서 자신 역시 한 사람의 독일인으로서, 그리고 그 불의의 장면을 지켜보기밖에 할 수 없어 한계를 느꼈다고도 할 수 있다.
이후 쉰들러는 수용소 내부에서 독일군 병사들이 유대인 사망자를 소각할 때 수백, 수천의 학살당한 이들 사이에서 이 어린 소녀의 시신을 발견하고 커다란 슬픔에 압도되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유대인들을 살리겠다고 결심한다.
쉰들러의 이 유명한 회심 장면에 대해, 영화가 개봉된 1993년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자들이 일반 예술비평, 윤리학, 문화철학, 그리고 신학의 관점에서 다양한 해석과 평가를 시도했다.
존 데이븐포트(John J. Davenport) 쉰들러의 윤리적 각성을 키에르케고르가 설명한 심미적 실존에서 윤리적 실존으로의 비약에 대비해 이해하려했다. 사라 호로비츠(Sara R. Horowitz)는 쉰들러의 윤리적 각성 장면 안에 성경의 ‘돌아온 탕자’ 모티프가 짙게 반영돼 있다고 평한다. 
최근 일어난 정인 양의 학대치사 사건과 관련해서, 한국 기독교인들은 쉰들러의 회심을 되새기며 교회 현실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 목회자 자녀들이 저항할 수 없는 약자이자 말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저질렀고, 그 결과 아이가 온몸이 부서진 채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쉰들러 리스트’는 영화이기에 각색이 추가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쉰들러의 회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이번 사건을 보고 무엇을 느껴야 할까.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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