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 자연장,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8-10-05 (금) 13:06
자연장, 우리 모두를 위한 선택


‘끝이 좋아야 다 좋다(All is well that ends well)’는 미국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우리 삶의 여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재임 중 이란 문제로 무능한 대통령이란 오명에 시달렸지만 퇴임 후 세계분쟁지역 곳곳을 누비며 평화봉사자로서 헌신하며 미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사회는 점차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웰다잉이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삶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을 스스로 미리 준비하는 것은 자신의 생을 뜻깊게 보낼 뿐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고령화에 따른 각종 질병의 증가, 가족 해체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급증하고 있는 고독사 등이 웰다잉 트렌드를 이끄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죽음학회는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림교회 안에서도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적잖다. 강원도 동해시 노인종합복지관의 경우 2012년부터 ‘임종준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합회나 각 합회의 가정봉사부에서 웰다잉 관련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웰다잉에 대한 관심은 단지 재림교회 안에서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맞이하는 죽음을 위한 ‘웰다잉 10계명’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SBS CNBC의 ‘집중분석 takE’는 ‘웰다잉 10계명’으로, 첫째 버킷리스트 작성하기, 둘째 건강 체크하기, 셋째 법적 효력 있는 유언장 자서전 작성하기, 넷째 고독사 예방하기, 다섯째 장례 계획 세우기, 여섯째 자성의 시간 갖기, 일곱째 마음의 빚 청산하기, 여덟째 자원 봉사하기, 아홉째 추억 물품 보관하기, 열째 사전의료의향서 작성하기 등을 제시했다.

웰다잉의 마침표, 장례
웰다잉이 살아온 날들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과정이라면 그 마침표는 장례가 될 것이다.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매장을 선호한다. 하지만 매장지가 포화 상태에 직면하며 화장문화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1970년대 10.7%에 불과하던 화장비율은 아직 정확하게 집계가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2017년 85% 선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2022년 즈음엔 화장비율이 9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육서울병원의 추모관에서 치러지는 장례식의 경우, 2007년 40%에 불과하던 화장비율은 10년이 지난 2017년엔 70% 선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재림성도의 화장비율은 10% 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림성도들이 화장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덤 속에서 잠자던 성도들이 예수님의 재림의 날에 변화된 몸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성경의 부활 사상과 최후의 심판을 상징하는 불에 사랑하는 가족의 시신을 재로 만드는 일을 꺼림칙하게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편의 장례를 치른 A 집사는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자는 자녀들의 권유에도 전통적인 매장을 선택했다. 화장을 하면 재림의 날 남편이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 걱정됐기 때문이다. A 집사는 “성경이나 예언의신을 보면 무덤 문이 열리고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남편을 화장해서 재만 남는다면 과연 재림에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경상으로 화장을 한다고 재림의 날 부활하지 못 할 것이라고 볼만한 근거는 없다.
화장문화는 이미 대세다.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정부는 국민에게 매장보다 화장을 권장해왔다. 당시(96년) 우리나라의 묘지 면적은 국토의 약1%인 989km²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해당되는 약9km²가 묘지로 잠식되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평균 약66m²(19.35평)을 차지하는 분묘의 수가 전국에 이미 2000만기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가 쓸 수 있는 땅의 5.2%이상을 묘지가 뒤덮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으로 발생하는 높은 장례비용 또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사회 각계각층에선 한층 간소하면서도 품위 있는 장례문화로 자연장(自然葬)을 추천하는 분위기다. 

자연장이란?
자연장을 위키백과는 “무덤이 아니고 바다나 산 등에 사체나 유회를 돌려보냄에 따라, 자연의 큰 순환 안에 회귀해 나가려는 장송방법이다”고 소개한다. 
자연장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91년 일본에서다. 당시 ‘장송의자유를진행시키는회’의 야스다 무츠미언 회장이 처음 자연장을 제안했고 그해 10월 제1호 자연장이 치러지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월 20일 별세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장례가 대기업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자연장의 한 형태인 수목장으로 치러지면서 자연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수목장을 선호하는 이들은 꾸준히 늘어왔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2017년 8월 성인남녀 2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례 방법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화장 후 넓은 의미의 수목장인 자연장(수목형·수목장형·화초형·잔디형)을 선호하는 이는 40.1%였다. 납골당 및 묘지 봉안형을 선호하는 이는 40.5%, 산골형은 15.9%였다. 
실제 안치율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장례를 치른 2만6526명 중 20%가 화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과거엔 화장을 선택한 83.9%가 납골당에 유골을 보관하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최근 전국에선 15%, 수도권에선 20% 정도가 수목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목장이 친환경적인데다 유족들의 관리도 매장이나 납골당 봉안보다 편리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목장은 일반적인 매장이나 납골 방식과 달리 시신을 화장하고 유골을 나무 밑에 묻는 장례 방식이다. 수목장에는 1인 기준으로 평균 500만원 정도가 든다. 나무의 종류와 나무를 심는 위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매장은 봉분을 위해 공동묘지나 공터가 필요하고 납골당 방식은 구조물을 세워야 하지만 수목장은 자연환경을 거의 훼손하지 않는다. 나무 밑에 뼛가루를 묻을 때는 전분으로 만든 유골함에 담거나 뼛가루를 그대로 묻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유골은 흙으로 돌아간다. 작업 등으로 인해 손이 많이 가는 매장 방식이나 유골함의 습기 상태를 늘 점검해야 하는 납골 방식과 달리 사후관리도 부담이 덜하다.
자연장은 매장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면으로부터 30cm 이상의 깊이에 유골의 골분을 묻되,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흙과 섞어서 묻어야 한다. 용기에 담아 묻는 경우에도 용기가 생화학적으로 분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자연장은 부지 활용도가 높고, 관리도 편하다. 장묘비용이 저렴해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지나 납골당 등은 보통 1000만원 이상 소요되지만, 자연장은 2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매장 방식은 평균 1500만원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울러 2013년부터 집 마당의 나무·화초·잔디 밑에도 부모나 가족의 화장한 골분(뼛가루)을 묻는 자연장이 허용되고 있다. 단순히 장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말고도, 늘 가족을 가까이에서 돌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자칫 이웃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주거지역에 따라 엄격히 제한하고, 유골만 묻도록 하며, 작은 표식 만 해야 한다.



재림교회도 자연장 확산에 앞장서기로
포천재림공원묘원(이하 재림묘원)이 기존 매장 방식에서 자연장 위주의 형태로 변화를 시도한다. 한국연합회는 약10억원 규모의 비용을 투입해 재림묘원의 일부 시설 및 환경을 자연장으로 개선키로 했다
재림묘원은 현재 9구역까지 봉분묘소가 형성돼 있다. 따라서 아직 개발이 안 된 10구역과 11구역 3만9600여m²(1만2000평)에 수목장과 잔디장 형태의 자연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요즘 진입로에 석축을 쌓고 배수로를 만드는 등 관련 공사가 한창이다. 협소한 진입로를 좀 더 쾌적하게 하기 위한 아스콘작업과 정지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또 30여대의 차량이 들어설 수 있는 주차장과 벤치, 화장실 등 이용자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재림묘원은 매장의 경우, 앞으로 약 300기 정도밖에 안치할 공간이 없어 그동안 관련 대안마련이 꾸준히 요구돼 왔다. 포천시나 소홀읍 등 지역사회로부터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세현 법인실장은 “묘지수용이 거의 만장에 다다른 실정이다”며 “현재 추세라면 3년 안에 모두 들어차게 된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이번에 착수한 환경개선사업에 따라 일부 매장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수목장, 잔디장, 평토장 등 자연장지로 조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일반적으로 매장의 경우 1기 당 13m²(약4평) 정도가 소요되는데, 자연장은 0.5m²정도만 있으면 된다”며 “매장에 비해 평균 5배를 더 사용할 수 있어 부지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잔디장으로 조성하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장묘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림묘원은 자연장의 여러 방식 중 수목장 형태를 준비하고 있으며, 가족장, 부부장, 개별장으로 세분화해 꾸밀 방침이다.  
황춘광 한국연합회장은 “그동안 재림교회의 장묘문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들려온 게 사실이다”며 “우리는 부활의 소망을 안고 있는 구별된 백성으로서 이에 대한 인식개선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와 관련한 성도들의 의식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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