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5호> 대법원 양심적병역거부 치열한 공방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8-10-04 (목) 16:21
대법원 양심적병역거부 치열한 공방

이기호 “재림군인 병역거부자 아니다…양심적병역협력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3명에 대한 공개 변론을 3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과 양심적 병역거부자 측 사이에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공개 변론은 현장방청을 비롯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대법원이 이날 심리한 사건은 ‘여호와의증인’ 신도 3명이 현역병 입영이나 예비군 훈련 소집을 거부한 이유로 기소된 재판이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종교나 양심이 병역을 거부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를 놓고 대법관 앞에서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검찰 측 발언자로 나선 김후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입영 대상자의 신념이나 종교 등 주관적 사유를 병역을 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경우 법과 병역 체계가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정당한 사유란 천재지변, 교통사고 등 객관적인 사유로 한정돼야 한다”며 “만약 주관적 사유가 인정된다면 국가가 결국 개인의 양심이나 신념을 측정해야 하는데 이는 불가능하며 자칫 병역 기피를 위한 ‘만능 조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피고인 측 오두진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존엄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소극적 조치로서 병역을 거부한 것이다”며 “법원이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지켜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오 변호사는 “병역거부자와 병역기피자를 구분해야 한다”며 “피고인들이 군과 무관한 대체복무가 도입될 경우 무죄 선고를 받아도 국가가 요구하는 의무를 이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논박을 들은 대법관들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을 검찰과 피고인 측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조희대 대법관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등 안보가 엄중한 상황이다”며 “이들의 병역거부를 인정하게 된다면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여호와의증인이란 특정 종교를 국가가 우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재형 대법관은 “우리 형사법엔 ‘정당한 사유’란 조건을 다른 나라에 비해 빈번하게 규정한다”며 “주관적 사유가 아닌 객관적 사유만을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했다.
김선수 대법관도 “정당한 사유와 객관적 사유의 구분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대법관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할 경우 국가안보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대법원은 지난 수십 년간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6월 28일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 제1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법원을 향해 “대체복무제 도입 전 정당한 사유가 있는 거부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법조계의 시선은 대법원에 쏠린 상태다.
이번 공개변론을 접한 이기호 한국연합회 군봉사부장은 “이제까지 사법부가 취했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부장은 “변론 중에 대법관들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아주 특별하다고 판단하지만 실은 다른 나라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군사적 위험이 있음에도 양심적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국가가 여럿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양심적병역거부란 곧 종교적 양심 즉, 신앙과 관련된 것인데 이러한 쟁점에서 신앙을 빼고 개인의 양심이란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변론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동안 댓글창에서도 여러 의견이 오갔는데 “양심적 병역거부가 아닌 종교적 병역거부가 맞는 말” “4년 복역하며 지뢰제거 해라” “군에 가 있는 많은 군인들은 양심이 없어 군에 갔나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런 반응의 원인을 이 부장은 “기독교에 대한 반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심적병역거부자’란 용어 대신 ‘종교적병역거부자’란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양심적병역거부자’는 특정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양심적병역거부자 5532명 중 5495명이 여호와의증인 신도였다. 때문에 ‘양심’보다 ‘종교’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한국교회언론회가 ‘한국갤럽’을 통해 실시한 ‘병역거부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8%가 ‘양심적병역거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경우 종교를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군복무 연령대인 19~29세 사이 청년층에서 21.1%가 ‘종교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대체복무제 도입’ 찬반여부에 찬성이 73.4%를 차지하는 등 ‘이율배반적’인 결과가 나와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그저 병역을 기피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부장은 “재림군인은 양심적병역거부자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재림교회는 기본적으로 군에 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우리는 신앙 안에서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역할을 다하기 때문이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재림군인은 ‘양심적병역거부자’가 아니라 ‘양심적병역협력자’라고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 년에 한 번씩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을 방문해 재림군인은 병역을 기피하지 않으며, 신앙 안에서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8일 양심적병역거부 처벌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전에도 2004년 8월과 10월, 2011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는 정부에 2019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교도소, 소방서 등에서 27∼36개월간 대체복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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