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호> 제약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다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8-08-29 (수) 13:48
제약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다


심리학자 토머스 워드(Thomas Ward)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재밌는 실험을 했다. 종이와 펜을 나눠주고 지구와는 환경이 전혀 다른 행성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그리라고 요구한 것. 심리학자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생각나는 대로 맘껏 그려보라”고 덧붙였다(여러분도 한번 그려보기 바란다).
실험이 마치고 사람들은 얼마나 신기한 모습의 생명체를 그렸을까? 의외로 사람들의 그림은 독특하기보단 평범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2개 코를 1개 그리고 입은 코 아래에 위치했다. 발과 다리가 각각 2개씩인 점 또한 마찬가지였다. 워드는 “이 실험에서 지구 생물과 중요한 차이점이 한 가지 이내의 모습을 상상한 참가자가 89%나 됐다”고 밝혔다.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음에도 참가자들의 결과물은 기존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워드는 이러한 증상을 ‘초안충동’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상상력을 가동하는 첫 단계에서 반사적으로 전형적인 것을 떠올리게 되는 증상을 의미한다. 초안충동은 창의적인 생각의 반대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초안충동에서 벗어나서 창의적인 생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자 데이비드 니븐(David Niven)은 “상상력에 제약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지구와 멀리 떨어진 행성이 용암으로 이뤄졌다”는 단순한 제약을 두는 것만으로도 참석자들의 70%는 이전과 전혀 다른 독특한 생명체를 그렸다.
니븐은 “결과물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난관을 경험하도록 만들면 창의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즉, 제약은 창의적인 결과를 내는데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라는 의미다.

골칫거리가 대박으로
젊은 영화감독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제작비와 함께 영화사의 인내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명확했다. 영화 제작비를 단 하나의 소품을 제작하는데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상어모형이었는데 제대로 헤엄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대충 만든 것은 아니다. 압축공기로 작동하는 상어모형은 45m 길이의 호스로 연결돼 바지선에 실린 컴프레서로 조정하는 방식이었다. 영화의 제작자 중 한 사람인 빌 길모어(Bill Gilmore)는 당시를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젊은 감독은 이때 생각을 바꿨다. ‘상어가 나오지 않는 상어 영화를 만들자.’ 젊은 감독은 상어 몸체의 일부만 수면 위로 살짝 드러나게 하고 불길하며 강렬한 음악을 삽입했다. 상어의 존재를 슬쩍슬쩍 비춤으로써 오히려 존재감을 과시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상어는 영화가 시작하고 81분이 지나서야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보이는 게 적을수록 관객들이 더 많은 것을 상상할 것이다’는 그의 생각은 흔히 말하는 대박을 거뒀다. 
관객과 비평가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영화평론가 프랭크 리치(Frank Rich)는 그를 천재 감독이라고 치켜세웠다. 젊은 영화감독은 훗날 할리우드의 역사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였으며 그가 만든 영화는 영화사상 최초로 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Blockbuster)의 효시가 된 ‘죠스(Jaws)’였다.
니븐은 “만약 스필버그가 상어모형을 새로 만드는 것에만 몰두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만약 제작비가 넉넉해 새로운 상어모형을 만들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이 긴장감 넘치는 영화는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필버그에게 빠듯한 제작비와 엉성한 상어모형은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디딤돌이었다.
니븐은 묻는다. “최고의 야구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높은 연봉으로 실력을 증명하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면 될까?” 그는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 4명의 활약을 살펴봤다. 그중 3명은 마이너리그의 평균에 해당하는 활약을 펼쳤을 뿐이었다.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정상에 선 레스터 시티 FC 선수 25명의 이적료 총합은 4위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Paul Pogba) 선수 한 명의 이적료보다 적었다. 하지만 결과는 이적료 순위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생각에서 밀쳐놓기
당신은 4살짜리 어린아이다. 식탁에 앉아 있다. 한 남자가 식탁에 마시멜로우가 담긴 접시를 놓으며 말한다. “내가 밖에 나갔다 돌아올 때까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린다면 난 너에게 두 개의 마시멜로우를 줄 거야. 그런데 네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 한 개의 마시멜로우만 먹어도 괜찮아.”
이 실험에 참가한 4살짜리 아이들의 70%는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한 개의 마시멜로로 만족해야 했다. 흔히 이 실험의 교훈을 인내에서 찾으려고 한다. 인내심이 있는 아이가 두 개의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븐은 성공적으로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다린 아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마시멜로를 생각에서 밀쳐두는 것이란 점이다.’ 그들은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맘을 그저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거나 카우보이 흉내를 내는 등 딴 짓을 통해 마시멜로를 생각에서 밀쳐놨다. 니븐은 이렇게 설명한다. “문제에 직접적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면 문제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해져서 해결 불가능한 것이 된다.”
마시멜로 실험에서든 다른 결정을 할 때든 좋은 결과를 거두려면 즉각적인 만족감을 자발적으로 보류해야 한다. 물론 문제를 향해 덤벼드는 것은 꾸물거리는 것보다 좋은 방법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급하면 우리를 취약하게 만든다.

난관을 넘어 창의적인 결과로
스필버그의 문제처럼 난관을 넘어 창의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첫째, 제약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틀에 박힌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셋째, 문제에 함몰되지 말고 생각에서 밀쳐놓고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경우 교회의 선교사업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사업을 무너뜨릴 것만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거나, 자금이 부족하거나, 당장 결과를 내야만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생각에 따라선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똑같은 생각과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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