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호> 한지만 군, ‘안식일 시험 거부 소송’ 패소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18-05-09 (수) 11:31
한지만 군, ‘안식일 시험 거부 소송’ 패소

한 군, “항소하여 주의 이름을 높이는 의료선교사될 것”


학내 안식일 시험을 거부하여 올 초 K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유급을 당한 한지만 군의 선고가 이번 달 18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신별관 303호에서 열렸다.
앞서 지난 달 28일, ‘유급처분취소건’(2018구합20681)과 ‘추가시험신청거부처분취소건’(2017구합22567)에 대해 원고와 피고 양측의 변론을 청취한 재판부는 두 건을 병합해 이날 최종적으로 판결을 내렸다. 예상과 달리 두 건의 판결은 서로 갈렸다. 재판부는 K대 측이 한 군을 유급시킨 절차상의 부당성을 문제 삼아 유급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추가시험 신청거부에 관해서는 반대로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학교가 추후 적법한 절차를 갖춰 다시 유급을 결정하면 되는 문제기 때문에 사실상 한 군이 재판에서 패소한 셈이다.
선고가 있던 당일 오전,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법정에는 한지만 군과 한 군의 부모, 영남삼육교목, 영남합회 종교자유부장 등 여러 지인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제1행정부에 배당된 본 건은 10시 정각 재판부가 원고의 출석을 확인하면서 선고가 시작됐다. 판결에 앞서 재판부는 한 군의 두 가지 주장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원고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째, 피고(대학 측)가 원고(한 군)에게 문서로 유급 처분을 알려주지 않았고, 둘 째, 피고가 성적처리규정 제6조 제1항에서 정한 ‘질병 및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을 잘못 해석하거나 자의적으로 좁게 해석해서 비례와 평등의 원칙을 위배하여 원고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유급 처분의 절차적인 위법에 대해서만 판단했다”고 밝힌 뒤, “행정절차법이 정한대로 피고가 유급을 문서로 공지해야만 하고 행정 처분을 받는 상대방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에는 문서상에 근거와 이유를 반드시 명시해야 하는 학사정보의 관리 행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피고가 2018년 2월 19일 원고에게 내린 유급 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첫 번째 건에서 승소하자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잠시 장내가 술렁거렸다. 간단없이 이어진 두 번째 소송건에서 재판부는 “시험이라는 제도가 지니는 평가와 경쟁이라는 기능에 비추어볼 때, 시험의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원고의 주장이 이 가치를 넘었다고 판시했다. “이 가치를 일부 희생해서라도 원고의 추가시험 신청을 허용할 만큼 학생이나 대학 당국이 공통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 일반인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학생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던 이유가 외부적이고 우연적이고 일시적인 사정에 한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한 바와 같이, 주관적이거나 내부적인 사정은 공정한 시험관리를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덧붙여 재판부는 “만약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원고의 주장이 질병 및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시험을 반드시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는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원고는 2017년 7월 15일 기준으로 15회의 교과목에 대해 추가시험을 신청했는데, 피고가 그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각 교과목별로 평균 56만원 정도의 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하고, 이미 시험을 치른 다른 학생들과 난이도와 변별력을 유사하게 내야하는 별도의 부담을 지게 된다. 설령 피고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이 시험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를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번 재판에서 법리적 해석을 두고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을 건드렸다. “무엇보다도 원고의 확고한 종교적 신념과 대응 태도를 고려하면 앞으로 피고가 모든 교과목에 대해서 별도의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 이상 원고의 추가시험 신청이 이번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 결정으로 원고의 신앙의 자유가 일부 제한되거나 침해될 소지가 있지만, 헌법이 정한 종교의 자유가 가지는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행정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원고의 불이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10분 간 인용문을 읽은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두 번째 선고가 나오자 곳곳에서 탄식이 터졌다.
뜻밖의 패소 판결을 받아든 한 군은 본지와의 전격 인터뷰에서 “항소를 고려하겠다. 나 자신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한국에서 재림청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종교자유를 후배들에게 주고 싶다”며 결과에 대한 의견을 담담하게 피력했다. 한 군의 아버지인 한기태 영남삼육중고교장은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나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삼육교육이 아들의 신앙을 심어줬고, 동중한ACT 모임이 그 신앙을 뿌리 내리게 했다”고 아들을 응원했다. 최기웅 영남합회 종교자유부장은 “한 군을 위해 전국의 성도들이 쉬지 않고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며 앞으로의 재판을 위해 꾸준한 성원과 기도를 당부했다.
이후 한 군은 변호인과 통화를 했으며, 항소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는 18일을 기준으로 2주 안에 항소해야 하며 항소하지 않을 경우 소(訴)가 종결된다. 이후 안식일과 관련한 소송을 어떻게 이어갈지 한 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백숭기 wetclay@naver.com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망우로 21길 18, 302호 / 전화: 02)960-0690 / 팩스:02)968-2293 / 이메일: 3004news@hanmail.net /등록번호: 204-29-34632 Copyright ⓒ 재림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