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2호> 무심코 쓰는 장애인 차별용어들
기자 : 재림신문사 날짜 : 2021-04-16 (금) 13:38
무심코 쓰는 장애인 차별용어들

장애인식 개선은 차별용어 순화부터


‘장애우’란 장애인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디어에선 물론 교회 내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벗 우(友)를 사용한 장애우는 얼핏 들으면 친근할지 몰라도 사실 철저히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 말대로라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과 친구가 돼야 한다. 그리고 장애우는 스스로는 사용할 수 없는 의존적인 말이다. 직장인을 직장우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타인이 불러줄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용어란 의미다. 장애인보다 장애우가 더 좋은 말이라는 생각 속에는 장애가 불쌍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깔려 있다. 상대를 배려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실제로 상대방은 그렇게 느끼지 못할 때 서로의 거리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장애우 외에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피해야하는 장애인 차별용어들이 있다. 한 번 살펴보자.
한때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란 영화의 대사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매너 있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사용하는 용어 선택 하나에도 얼마만큼의 배려가 숨어있는지 우리는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무심코 써서는 안 되는 차별용어는 바로 ‘정신지체’다. 이 말은 2007년 10월 장애인복지법 관련 규정에 따라 ‘지적장애’란 명칭으로 개칭됐다. 법으로도 바뀔 만큼 나쁜 의미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로,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란 단어의 ‘Retard’는 ‘모자라다’ ‘지연시키다’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지적장애인을 대하는 정확한 용어 사용, 특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말 중에도 차별용어가 존재한다. 눈 뜬 장님, 꿀 먹은 벙어리 등 생각해보면 장애인을 낮춰 부르는 말임에도 서슴없이 쓰는 말들이다. 특히 ‘벙어리장갑’이란 말은 실생활에 자주 쓰이는 물건이니만큼 표현에 더욱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사회복지법인에서 몇 년 전부터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해 “‘손모아장갑’이라 불러주세요”란 캠페인을 벌였다고 하니, 이렇게 표현해 보는 것도 매너 있는 모습이겠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반대편에 있는 말에서 출발한다. 기준을 잘못 잡고 있으니 제대로 된 표현이 나오기 힘든 것이다. 대표적으로 바로 ‘정상인’이란 표현을 꼽을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말도 철저하게 장애인의 반대편에서 만들어진 용어다. 따라서 비장애인이란 말을 선택해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이 말 하나에 그 어떤 배려보다 많은 것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근래엔 자주 쓰이지 않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말 중에 ‘불구자(不具者)’란 용어가 있다. 한자를 풀어보면 ‘다 갖추지 못한 사람’이란 의미다. 역시 장애인을 완전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에서 만들어진 말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신체장애인’ 혹은 ‘장애인’이란 순화어를 쓰는 것이 좋다.
여러 장애인들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개역개정판 성경을 사용해주길 바라기도 한다. 절뚝발이, 불구자, 소경, 벙어리 같은 장애 차별적인 용어들이 개역개정판엔 상당부분 순화돼 실린 까닭이다. 
마15:30의 말씀을 서로 비교해보자. “큰 무리가 절뚝발이와 불구자와 소경과 벙어리와 기타 여럿을 데리고 와서 예수의 발 앞에 두매 고쳐 주시니” 앞서 살펴본 장애인 차별용어가 그대로 등장한다. 반면 개역한글판의 경우엔 “큰 무리가 다리 저는 사람과 장애인과 맹인과 말 못하는 사람과 기타 여럿을 데리고 와서 예수의 발 앞에 앉히매 고쳐 주시니”로 순화돼 있다.
단순히 한 마디 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장애인식의 개선은 이처럼 작은 부분부터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작은 것에 충성된 자가 큰 것에도 충성되기 때문이다(눅16:10).

권태건 aux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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